엔비디아 닷컴버블 시스코시스템즈 비교, 캐즘 우려

최근 엔비디아(NVIDIA) 주가가 급등하며 금융 시장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제작하는 엔비디아는 시가총액이 2조8000억 달러(약 3848조 원)를 돌파하며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이는 메타(1조2000억 달러), 테슬라(5610억 달러), 넷플릭스(2820억 달러), AMD(2670억 달러), 인텔(1280억 달러), IBM(1534억 달러) 등 여러 대형 기술 기업들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이다. 또한, 한국 증시의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시가총액(약 2600조 원)보다 약 1200조 원 많다. 코로나 팬데믹이 본격화되기 전인 2020년 초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약 1450억 달러였음을 감안하면, 4년 동안 주가가 18배가량 상승한 셈이다. 엔비디아 닷컴버블 시스코시스템즈 비교에 대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급격한 상승은 과거 1990년대 후반~2000년 초반 미국 IT 버블 당시 네트워크 장비 업체 시스코 시스템즈와 비교되기도 한다. 당시 시스코는 주가가 40배 폭등했으나, 닷컴 버블이 꺼진 뒤 급락했다. 엔비디아의 현재 주가 상승이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엔비디아 전망에 대해서 정리해봤다.

엔비디아 닷컴버블 시스코시스템즈 비교

엔비디아 닷컴버블 시스코시스템즈 비교

엔비디아 주가 상승 배경

깜짝 실적과 액면분할

엔비디아 주가 상승의 첫 번째 요인은 실적 발표와 액면분할이다. 지난 5월 22일, 엔비디아는 1분기(2~4월) 매출이 260억 달러를 넘겼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인 246억 달러를 상회하는 수치였다. 엔비디아의 높은 실적은 AI 기술의 수요 증가와 관련이 깊다. AI 연구와 개발을 위해 엔비디아의 GPU(그래픽 처리 장치)가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 발표 후, 엔비디아는 10 대 1 액면분할을 발표하며 주주들의 환영을 받았다. 액면분할은 주식의 액면가를 낮춰 총 주식 수를 늘리는 것으로, 기업가치에는 변함이 없지만 주식 거래의 접근성을 높인다. 이는 더 많은 투자자들이 엔비디아 주식을 매수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최근 SMR 대장주 뉴스케일파워도 좋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수요 공백 우려 불식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기존 H100 반도체가 탑재된 제품 ‘호퍼’ 반도체가 여전히 초과 수요 상태라고 밝혀 시장 우려 불식

두 번째 요인은 수요 공백 우려를 불식시킨 점이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의 신형 칩셋 ‘블랙웰(Blackwell)’ 출시를 앞두고 수요 이연에 따른 공백 현상을 우려했다. 이는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기 전 기존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현상을 의미한다. 하지만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기존 H100 반도체가 여전히 초과 수요 상태임을 밝혀 이러한 우려를 잠재웠다. 그는 현재 주력 모델 H100보다 AI 추론 성능이 30배 이상 향상된 B200을 포함한 블랙웰 칩셋이 큰 기대를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발표는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고 엔비디아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거시경제 환경과 AI 기대감

IT 버블 당시와의 비교

엔비디아의 현재 상황은 1990년대 IT 버블 당시 시스코와 유사한 점이 많다. 당시 IT 기업들은 금리 인하와 풍부한 유동성 덕분에 급성장했으나, 과잉 설비투자와 공급 과잉으로 인해 버블이 붕괴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 초까지 시스코의 주가는 약 40배 증가했으나, 닷컴 버블이 터지면서 주가는 급락했다. 이는 현재 엔비디아의 급격한 주가 상승과 비교되며, 일부 전문가들은 비슷한 패턴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AI발 생산성 혁신 기대감

현재 AI 기술의 발전은 노동생산성 개선과 경제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AI는 의료, 제조, 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 혁신을 가져오며, 이를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는 AI 혁명의 선봉장으로, 높은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하고 있다. 이는 엔비디아 주가 상승의 큰 요인 중 하나다. 엔비디아는 GPU를 통해 AI 연구와 개발을 지원하며, 이는 AI 기술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이러한 기대감은 엔비디아 주가 상승의 큰 요인 중 하나다.

최근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로 태양광관련주 퍼스트솔라도 좋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엔비디아 재무적 강점

높은 매출총이익률

엔비디아의 매출총이익률은 매우 높다. 1분기 매출총이익률은 78.4%로, 이는 ‘경이로운 이익률’로 평가받고 있다. 매출총이익률은 매출에서 어느 정도 이익을 남기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매출총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눠 구한다. 높은 이익률로 유명한 애플(약 46%)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총이익률은 각각 36%, 38%로 엔비디아에 비해 크게 낮다. 엔비디아의 높은 이익률은 기업의 재무적 안정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이다. 이는 엔비디아가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음을 나타내며, 시장에서의 우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잉여현금흐름 창출 능력

엔비디아는 높은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 FCF)은 기업의 실질적인 가치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로, 영업현금흐름에서 설비투자 비용과 기업 인수 비용 지출 등을 차감해 구한다. 엔비디아는 과거 5년간 약 50%의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잉여현금흐름은 30조 원을 넘었다. 이는 엔비디아의 재무적 강점을 잘 보여준다. 잉여현금흐름이 높다는 것은 엔비디아가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고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미이다. 또한, 이는 엔비디아가 주주들에게 배당을 지급하거나 주식 재매입을 통해 주주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미래의 도전과제

FCF 성장 속도 우려

중장기적으로 엔비디아의 주가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엔비디아의 잉여현금흐름 성장률이 향후 10년 동안 연간 약 30~40%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높은 성장률을 지속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는 엔비디아의 현재 시가총액 수준에서 요구되는 성장률로, 최근 몇 년간의 성장세와 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을 고려하더라도 도전적인 목표이다. 익명을 원한 반도체 업종 애널리스트는 “미국 기준금리 5.5%에 대략 5~6%를 더한 할인율로 영구 성장률을 3%로 가정하고 향후 10년 동안 엔비디아 잉여현금흐름 성장률을 추정하면 현 시총 수준에선 연간 약 30~40% 성장률이 요구된다”며 “최근 수년간 엔비디아 현금흐름 성장률과 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 금리 인하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지만 역사적으로 이 정도 수준에서 잉여현금흐름이 10년 이상 성장한 기업은 사실상 전무하다”고 짚었다.

AI 기기 캐즘 우려

AI 기반 IT 기기 역시 ‘캐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는 혁신 제품이 초기 도입기를 지나 대중화되기 전에 겪는 수요 정체 현상을 의미한다.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이는 한편으로는 고성능 AI 기기에 대한 수요가 일시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서버가 고사양 작업을 대신할 수 있어 고성능 기기의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상황은 엔비디아의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AI 시장이 커질수록 보안 이슈도 대두될 것이다. 이번 분기 실적이 급증한 보안관련주 지스케일러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GPU 대체 칩 등장 가능성

GPU를 대체할 칩이 등장할 가능성도 엔비디아 주가에는 위협 요인이다. NPU(신경망처리장치)가 AI 핵심인 딥러닝 알고리즘 연산에 최적화되어 있어, GPU보다 빠른 연산 작업이 가능하고 전력 소모도 줄일 수 있다. 이는 엔비디아의 시장 점유율을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른 IT 산업에서는 혁신적인 기술이 금방 등장할 수 있으며, 이는 엔비디아의 현재 시장 지위를 위협할 수 있다. 특히, 구글, 아마존 등 대형 IT 기업들이 자체 AI 칩을 개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반응과 투자자 의견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에 대한 시장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많은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의 혁신적 기술과 AI 시장에서의 선도적 위치를 높이 평가하며, 주가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엔비디아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되었다고 우려하며, 조정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특히, 앞서 언급한 도전 과제들이 현실화될 경우, 엔비디아의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AI 시장이 커질수록 데이터센터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미국의 데이터센터가 늘어날 수록 전력기기 관련주들이 수혜를 볼 수 있는데 관련주에 대해서 정리해봤다.

마치며

엔비디아는 최근 급격한 주가 상승을 보이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뛰어난 실적 발표와 액면분할, 수요 공백 우려의 불식 등 여러 요인이 주가 상승의 배경이 되었다. 또한, AI 기술의 발전과 이에 따른 생산성 혁신 기대감도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엔비디아가 과거 IT 버블 당시 시스코와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높은 매출총이익률과 잉여현금흐름 창출 능력 등 재무적 강점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에 대한 의문과 AI 기기의 ‘캐즘’ 우려, GPU 대체 칩의 등장 가능성 등 다양한 도전 과제가 있다. 이러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엔비디아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의 기술적 혁신과 시장 지위에 주목하되, 잠재적 리스크를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