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글로벌 시장 전망, 삼양식품 해외수출 비중 69%

최근 몇 년간, 한국의 식음료(F&B) 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그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그러나 모든 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동일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 식음료 업계는 인구 절벽으로 인해 내수 시장의 한계가 명확해지는 가운데, 해외 시장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해외에서 높은 매출 비중을 기록하고 있는 기업들은 어떤 전략과 제품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K푸드 글로벌 시장 전망과 글로벌 시장 전략 5가지 등에 대해서 정리해봤다.

K푸드 글로벌 시장 전망

K푸드 글로벌 시장 전망

삼양식품과 오리온 해외매출 비중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오리온 ‘꼬북칩’, 빙그레 ‘메로나’

삼양식품과 오리온은 해외 매출 비중이 각각 69.4%와 63.7%로 국내 F&B 기업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성공 비결은 ‘불닭볶음면’이다. 불닭볶음면은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누적 기준 40억 개 가까이 판매되었다. 매운 라면 챌린지가 SNS에서 화제가 되면서 글로벌 판매가 급증했다. 2023년 3월에는 미국 여성 래퍼 ‘카디 비’가 까르보불닭볶음면을 구매해 직접 조리하는 영상을 올리며 큰 화제를 모았다. 이러한 바이럴 마케팅 덕분에 뉴욕타임스에서도 관련 보도가 나왔다. 올해 1분기 삼양식품은 매출 3857억원, 영업이익 801억원을 달성했으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한 2889억원을 기록했다.

오리온의 성공 요인은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서의 꾸준한 노력과 K콘텐츠 열풍이다. 특히 베트남에서 오리온 초코파이는 국민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꼬북칩’ 등의 스낵 제품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베트남 현지에서 생산 체제를 갖추고 ‘마시타(Masita)’라는 브랜드로 제품을 선보이며 현지화 전략을 강화했다. 오리온은 올해 1분기 전년 대비 26.2% 증가한 125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중국과 베트남에 추가 생산기지를 확보하고 있어 앞으로도 성장이 기대된다.

CJ제일제당 농심 대상

영국 택시에 랩핑된 신라면블랙과 대상 종가 미국 LA 공장

삼양식품과 오리온에 이어 CJ제일제당, 농심, 대상 등도 높은 해외 매출 비중을 기록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식품 사업에서 11조2644억원 중 47.8%에 달하는 5조3861억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미국 내에서는 비비고 만두와 냉동피자 브랜드 ‘레드바론’이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2023년 1분기 CJ제일제당은 영업이익 375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8.7% 증가했다.

농심은 ‘신라면’의 글로벌 인기로 해외 매출 비중 36.7%를 기록했다. 지난해 신라면 매출의 59%가 해외에서 발생했으며, 특히 미국 법인 매출은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농심은 미국 제2공장을 통해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올해 10월 신규 용기면 고속라인 가동을 계획하고 있다.

대상은 김치 수출의 증가로 해외 매출 비중 32.3%를 기록했다. 대상 종가 김치의 지난해 수출액은 8300만달러로, 국내 총 김치 수출액의 53%를 차지한다. 대상은 미국 LA에 대규모 김치 공장을 완공하고 폴란드 크라쿠프에도 공장을 건설 중이다.

풀무원 롯데웰푸드 롯데칠성

풀무원식품, 롯데웰푸드, 롯데칠성도 해외 매출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풀무원식품은 두부와 생면 기반 아시안 누들, ‘두부바’ 등의 수요 증가로 해외 매출 비중이 24.5%에 달한다.

롯데웰푸드는 인도를 중심으로 초코파이와 빙과 매출이 크게 증가하며 해외 매출 비중 24%를 기록했다.

롯데칠성은 2022년 14.3%에서 지난해 22.2%로 해외 매출 비중이 증가했다. 밀키스와 순하리의 글로벌 인기가 주요 요인이다. 밀키스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20% 성장한 450억원을 기록했으며, 순하리는 동남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해외 매출 비중이 낮은 기업들

유업계는 전통적으로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어려운 분야 중 하나이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의 해외 매출 비중은 각각 7.5%와 3.7%에 불과하다. 이는 유제품의 특성상 유통기한이 짧아 해외 시장으로의 진출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남양유업은 분유 등 기타 제품 중심으로 수출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 전용 제품을 론칭하여 꾸준히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동원F&B는 의외로 해외 매출 비중이 낮은 기업 중 하나다. 2022년 동원F&B의 식품 사업 매출 약 3조8548억원 중 수출액은 116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에 불과하다. 2023년 1분기에도 해외 매출액은 313억원으로 비중은 2.8%에 머물렀다. 김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주력 제품인 ‘양반김’의 해외 성적은 미미하다. 베트남 법인은 2019년 설립 후 현재 청산이 진행 중이며, 참치캔은 현지 제품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려 철수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동원F&B는 ‘양반 김부각’과 같은 신제품을 통해 미국과 태국 등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오뚜기와 해태는 해외 매출 비중이 낮은 또 다른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2022년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은 9.6%로, 삼양식품(69.4%)과 농심(36.7%)에 비해 현저히 낮다. 이는 2022년의 10.3%에서 오히려 감소한 수치다. 제과업계에서는 크라운해태가 해외 진출에 소극적이다. 오리온(63.7%)과 롯데웰푸드(24%)와 비교했을 때 크라운해태의 해외 매출 비중은 7.5%에 불과하다. 다만 최근 충남 아산시에 ‘신아산공장’을 준공하고 본격 가동을 시작하여,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K푸드 글로벌 시장 전략 5가지

현지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일본 도쿄의 ‘맘스터치 시부야 직영점’

높은 마진율 확보

해외 시장에서 높은 마진율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에서 유명한 제품이라 할지라도 해외에서는 새로운 제품으로 인식되며, 가격도 더 높게 책정될 수 있다. 또한 정부의 가격 압박 등 외부 요인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판촉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환율 변동 리스크 최소화

과거에는 환율 변동이 기업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현재는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에게 오히려 유리한 상황이 되었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해외 통화를 벌어들이는 기업들은 환율 변동에 대한 헤지가 가능해졌다. 이는 수입 원재료 가격 부담을 상쇄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지식재산권 보호

중국발 ‘한국 식품 베끼기’ 문제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표절한 중국 제품이 등장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는 국내 가공식품 수출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따라서 지식재산권 보호와 위·모조품 단속 활동 등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

축산물 수출 확대

현재 K-푸드 완제품이나 레시피만 수출할 수 있는 상황에서 축산물 수출길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산 돼지고기나 한우 등 신선육은 미국과 EU 쪽 다수 국가에 수출할 수 없다. 축산물 방역 문제로 인해 무역 장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축산물 수출 문제가 해결되면 K-푸드 수출액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미엄화 전략

K-푸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더 잘되기 위해서는 프리미엄화 전략이 필요하다. 단순히 저가 제품으로 자리 잡는 것보다, 고유의 특징을 어필하여 ‘프리미엄 푸드’로 거듭나야 한다. 이를 위해 원자재 개발과 품질 관리를 통해 한국 상품의 독창성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치며

국내 F&B 기업들은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양식품과 오리온은 각각 불닭볶음면과 초코파이로 해외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고, CJ제일제당, 농심, 대상 역시 현지화 전략과 제품 다양화로 해외 매출을 늘리고 있다. 풀무원식품, 롯데웰푸드, 롯데칠성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해외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의 F&B 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 그러나 해외 매출 비중이 낮은 기업들은 여전히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 유통기한이 짧은 유제품의 특성, 현지 제품과의 가격 경쟁, 지식재산권 문제 등 다양한 장애물이 존재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높은 마진율 확보, 환율 변동 리스크 최소화, 지식재산권 보호, 축산물 수출 확대, 프리미엄화 전략 등의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 K-푸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전략들을 체계적으로 실행해 나가야 한다. 이를 통해 한국의 식음료 산업이 세계 무대에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