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 SMR 전용 공장, 2025년 시장 전망

지난 4일, 경남 창원에 위치한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공장 방문 현장이다. 이 공장은 마치 제철소를 연상시키는 대규모 설비와 열기로 가득하다. 높이 22미터, 너비 9미터에 달하는 2000억원짜리 프레스 기계가 연신 빨갛게 달아오른 쇳덩이를 두드리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다. 최근 에너지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떠오르는 소형모듈원자로(SMR)에 대해 알아보자. 두산에너빌리티 SMR 전용 공장과 시장 전망 등에 대해서 정리해봤다.

두산에너빌리티 SMR 전용 공장

두산에너빌리티 SMR 전용 공장

SMR 등장과 두산에너빌리티 역할

두산에너빌리티의 창원 공장은 지난 3월 가동을 시작한 세계 최초의 SMR 전용 공장이다. 이 공장은 서울 여의도의 1.5배에 달하는 430만㎡ 면적을 차지하고 있으며, 쇳물 주조부터 원전 설비 완제품까지 일괄생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2033년까지 724억달러(약 9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SMR 시장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미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SMR은 출력량이 300㎿ 이하로 대형 원전보다 작고, 건설비가 10분의 1에 불과하며, 방사성 물질 누출 위험도 거의 없어 ‘꿈의 에너지’로 불린다. 그 덕분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나 반도체 단지 바로 옆에 설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두산에너빌리티 SMR 제작 기술력

두산에너빌리티는 SMR에 필요한 원자로 용기, 증기 발생용 튜브 밴드, 원자로 등 핵심 부품을 제작하고 있다. 이들 부품은 미국 최대 SMR 업체인 뉴스케일파워의 SMR 프로젝트에 공급될 예정이다. 두산의 제작 공정은 발주 기업의 주문에 따라 ‘맞춤형 제작’ 방식으로 진행되며, 이는 일종의 ‘파운드리(수탁생산)’와 같다. 두산의 강점은 단조 능력에 있다. 창원공장에는 철을 녹이는 전기로부터 프레스기기까지 단조에 필요한 모든 설비가 갖춰져 있어, 품질 높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두산의 철저한 품질 관리와 고도의 기술력은 SMR 부품의 신뢰성을 높여준다.

창원공장 프레스기기와 단조 과정

창원공장에 있는 프레스기기의 압력은 1만7000톤에 달한다. 이는 성인 남성 24만 명이 동시에 한 지점을 누를 때의 힘과 같다. 이 프레스기기로 SMR 단조품을 두드리고 열처리하는 과정을 5~6개월 동안 반복한다. 이 과정을 통해 소재의 강도를 높인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원자로가 가동할 때 내부 온도는 350도까지 상승하고, 압력은 태풍의 160배인 160기압으로 뛴다”며 “이런 온도와 압력을 견딜 정도로 단단하게 만들어야 방사성 물질 누출 걱정을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강도 높은 단조 과정은 SMR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보장한다.

탈원전 정책에도 불구하고 지속된 투자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도 불구하고 두산은 설비 투자를 계속 이어갔다. 이는 SMR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7월부터 수백억원을 들여 전체 생산라인을 증축했다. 올해는 1058억원을 투입해 SMR용 생산 설비를 확충하며, 내년까지 총 43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러한 투자 결정은 뉴스케일파워로부터 주기기 공급 계약을 따낸 덕분이다. 두산의 선제적인 투자와 준비는 SMR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대형 원전 부문에서도 성과

두산에너빌리티는 대형 원전 부문에서도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3월 한국수력원자력과 2조9000억원 규모의 신한울 3·4호 주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서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협력하여 ‘체코 30조원 원전’ 입찰에도 참여했다. 체코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이러한 성과는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체코 원전 입찰에서의 성공 여부는 두산의 글로벌 시장 확장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SMR 시장 미래와 두산에너빌리티 전망

2033년까지 SMR 시장은 724억달러(약 9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두산에너빌리티에게 큰 기회를 제공한다. 두산의 창원 공장은 세계 최초의 SMR 전용 공장으로서, 이 시장에서의 선도적인 위치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을 통해 SMR 부품의 품질과 신뢰성을 높이고, 글로벌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할 것이다. 또한, 두산은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단지와 같은 고에너지 소비 시설에 SMR을 설치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가능성도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글로벌 전략

두산에너빌리티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뉴스케일파워와의 협력은 두산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두산은 또한 체코 원전 입찰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두산의 글로벌 전략은 SMR을 포함한 원전 부품의 생산과 공급을 통해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치며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시장의 선두주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창원 공장에서의 단조 기술과 맞춤형 제작 방식은 SMR의 핵심 부품을 높은 품질로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탈원전 정책에도 불구하고 지속된 투자는 두산의 미래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대형 원전 부문에서도 성과를 이어가며,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과 성과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에너지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두산에너빌리티는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을 통해 SMR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강화할 것이다.